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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구조 여정_looking inside but looking outside>
이성민, 다원매체, 가변크기, 2022
지각은 감각으로 접한 자극이 우리 내부, 기관을 통해 경험과 연결되어 사고하는 것을 뜻한다. 감각이 지각이 되고, 지각이 사고가 되는 과정, 마음에 와 닿는 것들이 내 안에 흡수되면서 파형을 퍼트리는 순간에 대해 생각한다. 누적되는 경험은 내적 세계관으로 접속하기 위한 링크의 역할을 하며, 동시에 유동하는 지형의 에너지원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두개의 동공을 가진 눈’이라는 토템이자 통로를 통해 관찰될 수 있다. 우리가 반영되는 거울 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돌출형 동공 뒤에는, 내부를 바라보고 있는 함몰형 동공이 존재한다. 이 동공은 체내의 힘줄과 근육이 아닌, 어떠한 기억이 중첩된, 무중력 상태의 정신적 공간이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바라본다.
작업은 동공에서 시작해 혈관을 거쳐 시냅스로 연결되는 파트, 시냅스에서 텍스처를 확대해 지형과 산책으로 들어가는 파트의 두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접촉중인 표면이 어떠한 지질학 구조처럼 보일 때까지 이미지 픽셀을 확대하고, 씬들을 이어 붙여 관찰하고, 걸어가고자 하는 이러한 태도는 시냅스로 인해 형성되는 시 지각 작동 방식, 그리고 지형의 형성방식과의 유사성을 전제하고 있다.
두뇌 속에 존재하는 시냅스 세포들은 서로 돌기를 뻗어 맞대어진 후에야 연결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며, 그 전엔 수많은 경로를 내포한 미정의 상태로써 존재한다. 해안 공원은 흙먼지가 낀 돌과, 절벽이 되어 내려다보는 거대한 바위와, 물이끼가 끼고 변색된 물가의 바위, 파도에 깎인 몽돌과 갯강구가 사람의 발을 피해 끊임없는 틈으로 사라지는 돌이 압축적으로 공존하는 공간이다. 감각되는 텍스처의 인식과 확대는 지각(地殼)을 지각(知覺)의 레이어로써 중첩한다. 돌을 부싯돌처럼 맞부딪혀 스파크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는 쌓여 있는 세계를 충돌시켜 빛 에너지의 발생과 함께 연결시킨다.
이성민, 다원매체, 가변크기,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