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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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현실을 오가며 활동한다'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제가 인터넷에서 생활하고 또 오프라인에서 생활하는 태도를 이렇게 표현하곤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상현실과 현실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가상현실 / 온라인의 자신과 현실의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VR 기기들을 이용해 자신의 모션을 캡쳐하여 캐릭터를 자신으로 사용한다던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게임에서 캐릭터를 자유롭게 만들어 자신과 동일시한다던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미디어의 캐릭터를 자신으로 두어 그에 몰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은 과거에는 서브컬쳐에서나 존재하는 일이었으나 이제는 메인 스트림으로 넘어와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가상현실과 현실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는 지금은 몇 년 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과거와는 매우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요, 몇년 전의 제 작업을 보아도 '가상현실 (2차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음) 과 현실 (3차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음) 의 차이와 결속' 에 대해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의 차이에 대해 집중하기보다는 그들이 이미 융합되어버린 현재에서 가상현실과 현실의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VRChat이라는 게임을 통해 예배를 드리는 교회를 찾게 되었고 가상의 공간에서 현실의 시간을 할애해 캐릭터를 통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과 대화를 하는 지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예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캐릭터가 필요했는데, 여러가지 캐릭터를 고르다가 '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나' 를 구체화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며 특징을 직접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현대인들이 태어날 때 부터 정해진 것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주체를 찾아 정확한 자신을 빌드업하는 과정과의 유사성을 느꼈습니다. 또한 평소에 게임을 즐기곤 했는데,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들 때 사람들이 '나' 와 '게임 속의 나' 를 동일시 여기곤 했어서 비슷한 경험을 나열하기도 하며 이야기를 산발적으로 표현해두었습니다.




유영하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