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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존재는 존재한다. 내면으로부터 흘러나온 나선형이든, 육각형이든, 어떤 형태로든 가능성이 무한한 판타지아. 그곳에서는 어딘가로 흘러 가고 떠있고 무의미한 형태로 분해되고 속도의 성질이 변화한다. 공간의 기준이 없다. 인간이 살아가는 어떤 사건이 펼쳐질지 모르는 지평선 넘어의 우주에서 우리는 너무 작다. 하지만 작은 것은 7존재가 나타남으로써 소용이 없어진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 ‘노아 사토리우스 줄라이’, ‘긴 퍼’, ‘펭슨 지케’, ‘반 반야’, ‘칠 데오렘’, ‘킬 테오’, ‘B-카호’. 7존재를 이렇게들 부른다. 이들의 이름을 부를 때면 현상이 닥칠 것을 대비하는 점 보다 함께할 것들에 대한 상상력이 더 중요해진다. 허공을 바라보고 있지만 신체에 달려있는 눈이 바라보고 있는 실재하는 공간을 바로보고 있지 않다. 너머의 머릿속 현상을 바라보고 있을 때 비로소 7존재는 나타난다. 이들은 나에서부터 분출되고 나의 즉물성이다. 스스로의 분열을 통한 현현이다. 그럼에도 각자의 철학과 개성이 뚜렷하여 완벽히 같지 않다. 현상이 닥칠 것을 대비하는 점 보다 함께할 것들에 대한 상상력이 더 중요해진다. 허공을 바라보고 있지만 신체에 달려있는 눈이 바라보고 있는 실재하는 공간을 바로보고 있지 않다. 너머의 머릿속 현상을 바라보고 있을 때 비로소 7존재는 나타난다. 이들은 나에서부터 분출되고 나의 즉물성이다. 스스로의 분열을 통한 현현이다. 그럼에도 각자의 철학과 개성이 뚜렷하여 완벽히 같지 않다.
- ‘노아’는 살아오며 지은 죄가 없고 꿈에 들기까지를 갈망한다. ‘긴’ 파란색을 연구하는 연구원이다. ‘펭슨’은 빙하의 잠재성을 두려워하는반인간반펭귄 존재이다. ‘반야’는 파란색을 주식으로 삼는 흡청귀이다. ‘데오렘’은 마법 이상의 영역을 다루는 작자이다. ‘테오’는 까치를 형상 하는 또 다른 모습이며 다중우주를 지닌, 그러나 신은 아닌 존재이다. ‘카호’는 꿈을 통해 여행하는 곳에서 왔다. 7명의 이런 특성들이 한데 모 여 서로의 관계를 이야기 하고 만남을 이끌어낸다. 이들7존재는 현실의 판단기준과 조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 기이한 외부자들 이며, 성별, 지향성, 사고체계, 가치관 자체가 이질적이거나 당혹스럽다. 외모는 인간과 흡사하지만 그렇기에 그 이질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한 사람의 관심사로부터 흘러나온 어떤 불분명한 의인화이기도 하다.
- 7존재의 행보는 뜬금없지만 정돈되어있는 듯한 느낌이다. 차분하고 정결하고 죄가 없다. 맥락이 없고 나 자신도 이들에게 사사건건 상관할 수 없다. 목소리가 제각기 다르다. 이들의 동공은 투명하다. 어딘가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것일 수도, 과거를 통찰하는 것일 수도, 현재의 유 토피아를 감각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는 투명한 성질이다. 어쩌면 취향의 의인화로 볼 수도 있다. 그로 인해 생겨났지만 생겨남은 곧 탄생이다.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걸어가고 생각하고 읽을지언정 존재 자체를 부정하면 안된다. 이들의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 편견이라는 개념도 없다. 투명성 그 자체이다.
- 각자의 삶에 열중하던 서로가 멀고 너무 다른곳에서 왔지만 결국 하나의 형식으로 포괄될 수 있다. 거의 모든 시각적 표현들은 직접 만들어 나가고 꿰매어진다. 얽히고 설키면 이들이 만들어나가는 새로운 동행이 된다. 지구라는 곳에 있는 특정 장소나 지구 밖의 미지의 공간으로 일곱명이 항상 같이 빨려들어간다.
-남극에 가서 황제펭귄을 보거나 주노에 실려 목성을 보러 가거나... 푸른색이 넘쳐나는 지구는 흡청하는 반야에게나, 파란색 연구원인 긴 에게나, 푸른 머리칼을 가진 노아나 카호나 데오렘에게, 그리고 한쪽 눈으로 푸름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테오에게 적절한 호기심 대상이다. 그 리고 특히 푸름 그 자체인 남극(혹은 북극)에 자신과 비슷한 외형인 펭귄들이 가득해 관심가질 수밖에 없는 펭슨.
- 이들은 초인이 아니다. 어떤 것도 아니다.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서로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다. 오히려 너무 큰 이데아. 모든 존재와 인식의 근거가 되는 항구적이며 초월적인 실재. 가치관과 신념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격도 서로를 받쳐주고 중립시켜주는. 너무 다르면서도 같은. 얽힐수밖에 없는 지독한 존재들. 이 7존재와 나에게 있어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칠 주된 원인은 바로 서로이다. 지구를 특 별히 여기고 인간 종족을 맞닥뜨린 만큼, 어린왕자가 허허벌판 사막 한 가운데에서 한 사람의 인생에 전환점을 가져온 만큼, 이들 7존재는 나 의 인생 혹은 내 주변의 소수일지라도 소수의 인생에 크나큰 꽤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 이제껏 보지못한 환경과 거대한 거리감. 그만큼 너무 많은 개체와 오염. 이 모두를 통치할만한 지도자는 이들 눈에는 전혀 없어보인다. 말하지 못하는(인간의 기준에서 말하지 못한다고 하는) 동물, 식물 이라고 분류하는 존재들에 꽤 깊이 공감한다. 그렇기에 더 이들 다수를 원망 하고 의아해한다. 이들이 온 곳에서는 파괴라는 개념이 없다. 각자가 각자의 시간을 살아갈 뿐이다. 간섭도 없다. 차별도 없다. 사실 딱히 나이 의 의미도 없다. 지구는 인간에게 너무 관대하다. 인간에게 너무 과분하다. 노아는 유일하게 죄가 없는 인간이다.
- ‘나’나 이들이나 꿈을 좋아하고 꿈에 대해 간절하다. 꿈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무해하다. 평소 무의식의 형태와 비슷하거나 겹친다. 사람마다 각자 의식의 형태는 다르겠지만 그 모두가 다르다는 성질이 비슷하다. 모든 꿈의 형태가 다르고 겹치는 것이 없다. 이들이 하는 행동은 또 뜬금없다. 그것이 꿈의 흐름과 같다.
- 눈에 보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꿈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서로 존중하고 존경하며 장난도 친다. 어딘가로부터 온 이들 7존재를 만났고 흘러가는 정신에 많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목소리도 동공도 머리칼도 서로 다른 7존재는 여러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얽히고 설키어 서로에게 너무나 큰 영향인 항구적 관계를 실현시킨다
- 나는 괜찮아졌고, 안정을 찾는 중이고, “아 또 여름이 와 버렸네” 가 아니라 “이번 여름엔 이 친구들과 무엇을 하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