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연 kisy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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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연은 자기 자신으로 부터 출발하는 개인의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하여 “나”를 이루는 물 질들과 이를 둘러싼 관계에 주목한다.
작업들은 화면 안으로 적극적으로 신체를 등장시킨다. 벽에 걸린 사진들과 비디오. 바닥에 널부러진 오브제, 미세한 픽셀 입자. 작업자는 크고 작은 의도적 장치들을 통하여 신체의 일부분을 환기하고, 이 것은 스스로가 감지하는 고통과 연약함, 타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대의 움직임이나 숨결, 고통 등을 다시 인지하게끔 한다. 보이지 않는 부서진 나의 일부가 자리할 몸의 일부의 어딘가와, 시뻘건 장기들 이 놓여있을 그 자리. 세상을 인지하는 털끝 하나가 작업에 투영되며 보이지 않는 것들과 드러나는 것 들의 경계를 탐구한다.

<Second Skin>
은 우리는 얼마나 스스로의 몸을 인지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되 었다. 잊혀진 몸의 깊숙한 기관들은 갑자기 찾아온 내장이 뒤틀리는 듯한 고통으로 인해 다시 인지된다.
그 고통이 발생되기 이전의 몸은 알 수 없는 무언가로 가득 차있는 무거운 몸뚱어리에 불과하다. 장기는 모르고 있지만 필요한, 그러나 고통으로 자신의 존재 당위를 증명하는 것이다. 이는 고통으로 인하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와는 상반된 것인데,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지 만 불가피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작업의 제목과 같이 “second skin”은 두 번째의 피부를 지칭한다.이번 사진 작업 시리즈에서는 피부 밑의 장기들을 꺼내어 입은 웨어러블 스컵쳐 (wearable sculpture) 를 지칭하는 용어로서 사용된다. 이 입는 오브제는 피부 밑 내장기들이 얽혀 일종의 갑옷이나 도복 같은 의 상의 형태로 보여지는데, 피부 위로 드러난 장기는 특히나 신체의 취약한 부분이 노출되는 것이 금기 시되는 시대에 “나에게 더이상 접근하지 마시오/ 할 수 없어” 라고 외치는 일종의 방어기제로 작용하게 된다. 방어기제를 드러내는 것은 사실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기를 드러내어 입 은 사람은 그 누구보다 타인의 도움과 보호가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Hugging Session>

타인을 인지하는 법, 보지 않고 볼 수 있는 법. 타인의 눈길이 닿은 나의 몸의 털이 곤두서고 경직되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 때로는 거친 숨소리로 이어지거나 하는 신체의 언어와 움직임을 발생시켰다.
신체의 직접적인 터치나 말소리를 제외 하고도 우리는 서로를 인지하 고 알아차릴 수 있다. 이것은 때론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서로의 위안이 되기도, 사랑이 되기도 하지만 불편함으로 다가오기도한다. 말 한마디 보다 눈짓 한번, 눈길 한번보다 말 한마디. Hugging Session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감각들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움직임을 샐랙하여 보여주는 퍼포먼스 비 디오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묶여 제한 되도록 제작한 옷은 보이지 않는 살갗을 가시화한 wearable sculpture 이다. 두 퍼포머를 감싼 새로운 살갗과 그 살을 타고 전해지며 손 끝에 감기는 촉감과 당김, 보이지 않으나 느껴지는 힘. 그 보이지 않지만 강렬한 힘에 의지하여 탄생된 움직임들. 우정, 사랑, 증 오? 네가 나를 이끌고 네가 나를 잡아 끄는 끝없는 연속의 포옹 속에서 합쳐지고 나뉘며, 찢어지길.
<Under The Skin>

보이지 않는 피부를 끄집어내어 가시화시키는 두 작업에 반하여 “under the skin”은 보이지 않는 피부 의 밑을 파고 들어간다. 물이나 우주를 부유하는 것들과, 희미하게 부서져 보이는 형상들. 태초의 상태 나 아주 작은 몸의 구석의 세포 알갱이로 회귀하고자 하는 시도들. 부서지는 공기 속에 들어 앉아 외 치는 소리들은 먹먹한 울림이 되어 돌아오고, 소리치는 침방울과 혈관을 이동하는 액체. 굳어진 피부와 골격 사이를 누비는 것들.

거기 누구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