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을 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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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또 다른 참가자는 항상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분노 때문에 자신조차 스스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서운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지만 정작 그 진짜 이유를 알지 못했었는데, 일곱 살 때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로 아버지에게 억울하게 매를 맞았던 어린시절의 상처를 알게 되었다.

아이는 “아버지, 저는 정말 안 그랬어요. 믿어주세요.”라며 울부짖고 있었다.
이 아이에게 꼭 필요했던 것은 “그래, 네가 안 그랬다는 말을 아빠가 믿을게.”라는 그 말 한 마디 인 것이다.

어린시절의 크고 작은 상처들을 품은 채로 우리는 성인이 되어 살아간다. 다시 말해서 상처입은 내면아이를 품은 채로 우리는 겉만 성장하여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은 아직도 우리 안에 남아있으며 불행하게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 상처를 전달하며 살아가게 된다.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상처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치유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생의 모든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남을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반드시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 어린아이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안에 아직도 살고 있는 내면아이에게로 돌아갈 수는 있다.

- 존 브래드 쇼: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中-
돌이켜보면 사춘기 시절부터 항상 비슷한 낙서를 하곤 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그 낙서들은 수업시간내내 낡은 나무 책상위에서 그려져왔는데, 미술대학에 오고 난 후로는 각기 다른 매체위에 그려졌다.

그러나 매체는 달라도 그리는 소재는 언제나 정해져 있었다. 대부분이 동물,아이,자연 등등을 그린 알 수 없는 낙서였다. 그것들은 비밀일기처럼 나만 알 수 있는 과거를 보여주었다.

사춘기 시절부터 꽤 오랜시간동안, 왜 나는 무의식중에 이런 낙서를 그리고 있는지- 그 답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불현듯 어떠한 계기로 그 답을 알게 되었다.
나는 언제나 내 내면아이를 그려왔고, 그림 안에서 그 아이와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방 정리를 하다. 지금부터 딱 10년전에 내가 고등학생 때 쓴 일기를 발견한 날이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계기였는지 모른다.

10년 전 어렸던 나는 매우 독특한 형식으로 일기를 쓰고 있었다. 일기장에 나의 고민을 털어놓으면, 다시 내가 그 고민에 대해 답해주는 상담형식의 일기였다.
Q. 나는 내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볼 땐 아닌가봐. 외롭다. 자꾸 외롭다.
사람을 못 믿겠어. 내가 뭘 잘못했는데. 자꾸 사랑하고 용서해야지 하는데 머리랑 마음이 자꾸 따로 놀아. 왜 사랑해야 하는 걸까. 왜 내가 용서해야 하는 걸까.

왜 이렇게 힘들까. 신경 안 써야지 하면서도 어느새 제자리다. 이게 말 한다고 해결 될 수 있는 걸까. 사람이 무섭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내 할 일이라도 열심히 하고 싶은데 자꾸 사람 때문에 머릿속이 꽉 차서 흔들려. 다 지나가는 일일까. 나만 정말 과민반응 하는건가. 그런 건가?

A. 절대로 너를 탓하지마. 너 한테 책임을 돌리지마. 누구보다도 너를 꽉 안아줘.
지금 너한테 가장 필요한 사람은 너야. 다른 누구도 지지대가 될 수 없어. 그걸 너무 잘 아니까 외롭고 힘든거야. 네가 잘못한 게 없어. 정말이야.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지금 네가 떠맡고 있는 짐을 이겨낼 만큼의 힘이 너한테 있기에 그게 너한테 간 거야. 그걸 이겨 낼 때에 너는 몇 배로 강해지고 아름다워 질거야. 주변 사람들을 미워하지마. 어떤 이유를 붙이려고도 하지도 마. 사랑하고 용서하는 게 힘들면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돼.

제일 먼저 너 자신부터 완전히 사랑해 줘. 그리고 다만 미움의 감정을 크게 키우지는 마. 너는 아주 귀한 존재야. 너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너 말고 아무도 없어.

사랑은 힘들지. 하지만 미움은 그것의 몇십 배는 더 힘들지. 힘든 거 알아. 하지만 내가 널 사랑해. 누구보다 널 사랑해.
온 몸으로, 온 느낌으로 사랑해. 그러니 너도 너를 사랑해줘. 모든 것을 사랑해. 남에게 사랑을 갈구하지는 마. 그리고 사랑을 줄 수 없는 남을 미워하지마.

거기에 연연하지 말고 그저 너 자신을 잘 지켜봐. 계속 사랑하고 스스로 일어서서 네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