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서연

qkdtjdusps@naver.com



 유기적 풍경



뼈와 뼈 사이 텅 빈 구조 안에 무엇인가 가득 차 있다. 그 사이를 신경이 가로지르며 지나간다. 여러 질감이 맞물리는 틈 사이에서 미세하게 빛이 들어온다.

  신체 내부와 같이 그 누구도 스스로 감각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해 상상한다. 단 한 번도 직접 마주한 적 없는 풍경은 유기체가 얽혀 이루어진 미지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뼈대와 같은 구조물이 세워지고 세포와 같은 미세한 단위가 모여 조직을 이루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는 풍경은 그 자체가 생명체에 잠식된 공간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상상을 기반으로 미지의 영역에 존재하는 유기적 공간이 구축된다.

  이때 신체 내부기관의 분포 및 구조 등을 의식하는 과정은 존재하지 않는 풍경을 구체화하는 시작점이 된다. 이와 더불어 무의식 속 선택적 기억의 결과물들은 마치 꿈에 나타나는 형상과 같이 어딘가 뭉그러진 이미지들로 나타난다. 이처럼 스스로에 침잠하여 신체를 감각하고 무의식 속 이미지를 포착함으로써 친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그려낸다. 건축물의 잔해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대상들이 혼재되어 있는 공간은 고요함과 생명력이 뒤섞인 에너지로 충일되어 있다. 여러 겹으로 중첩된 배경과 구불구불 이어지는 비정형적이고 반복적인 이미지들은 서로 융합하여 공간의 내·외부 및 상하좌우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비현실적인 시점과 빛의 설정에 기인한 원색과 파스텔 톤의 변주는 무의식 속에서 발광하는 유기체들의 뒤섞임 및 반사 정도에 의거한다.

  이와 같이 생물학적 추상에 가까운 이미지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구성하여 유기적 공간을 만들어간다. 미지의 영역에서 쌓아 올려지고 허물어지기를 반복하며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가는 에너지의 흐름은 신비롭고 기이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통해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영역 밖에서의 또 다른 생성과 소멸의 가능성을 암시하고자 한다.



Continuous 연작, 2023. 종이에 혼합재료, 53x33.4cm, 15x15cm, 22.7x15.8cm, 17.8x25.7cm, 22.7x15.8cm, 15.8x22.7cm.




공간 드로잉 연작, 2023. 종이에 연필, 25.7x17.5cm, 17.5x25.7cm.




공중누각, 2023. 한지에 채색, 65x91cm.
Continuous 연작, 2023. 종이에 혼합재료, 53x33.4cm, 15x15cm, 22.7x15.8cm, 17.8x25.7cm, 22.7x15.8cm, 15.8x22.7cm.
공간 드로잉 연작, 2023. 종이에 연필, 25.7x17.5cm, 17.5x25.7cm.






공중누각, 2023. 한지에 채색, 65x91cm.




생멸, 2022. 한지에 채색, 53x45.5cm.
  투영, 2023. 한지에 채색, 65x53cm.
기포, 2023. 한지에 채색, 19x24cm.
고도, 2023. 한지에 채색, 45.5x53cm.
유영, 2023. 한지에 채색, 72.7x50cm.
순환, 2023. 한지에 채색, 53x45.5cm.



유영, 2023. 한지에 채색, 72.7x5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