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예 지
⎯⎯ Yeji Kim
@o.uiey



내 맘대로 내 속에서 마치 계절이 오가며 땅 위에 숲을 만들 듯 내가 당신을 부쉈다 다시 맞추는 것을1
타인의 손을 마주 잡거나, 머리를 빗어 내리거나,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잎사귀를 바라보거나…
‘무엇이 있었다’라는 과거 시제로 빠르게 일단락되는, 일상 속 사건들을 유지하게 하는 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머릿속으로 희미한 단서를 가지고 자꾸 대상을 만들어낸다. 숨이 멈추고 다시 시작되고, 몸 안에서 굴려지는 감각을 추적한다. 몸이 가진 고유의 흐름이 흩어지고 이동하면서 서로 교차할 때 연약해지는 지점들을 찾고 있다. 어떤 작은 입자들이 계속해서 모여 나와 대상을 이룰 때, 민감하고 사적인 장면들이 탄생한다. 적은 단차를 가지며 부드럽게 파고들거나 사뿐하게 쓸어내리는 감촉을 전시 공간 안에서 조합하고, 눈으로 보지 못하는 운동에 대한 상상을 조각이 끌어내는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말하고자 한다.
결국 계속해서 모든 것이 흩어진 분절의 상태를 공유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우연이나 충동에 기댄 임시적 접촉을 기대한다. 발생과 동시에 흐릿하게 뒤섞여 기체의 단위 속으로 편입될 장면일지라도 계속해서 사로잡히고 풀려나는 미결의 흐름에 겹쳐보며 상황을 가능성의 상태로 유예하려 한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불어오는 바람에서 낯익은 사건들을 잇고 또다시 흐트러뜨린다. 오래도록 바라보거나, 살며시 맞대보는, 시선이나 접촉이 가지는 고임과 흩어짐이 경계를 가리키면, 종결을 알 수 없는 사건 위에서 우리가 함께 했었다는 투명하고 사사로운 사실이 새롭게 몸을 간질거리기를 소망한다. 이처럼 타자의 표면에 주목하고 그 감각을 뒤쫓는 것은 세계가 아주 긴 시간의 호흡 위에서 이루어지고 그 속을 스치고 맞대며 살고 있다는 믿음의 반추이기도 하다.
1 쥘 쉬페르비엘, 「세 개의 벽과 두 개의 문」, 진은영 옮김, 『시시하다』, 예담,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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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은 가장 위에, 2024, 쿠키, 초콜릿, 석고붕대 외 혼합 재료, 가변 크기
What I Want to Say Is at the Top, 2024, mixed media including cookies, chocolate, and plaster bandage, dimensions vari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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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의 입체 작품 설치 모습이다 조각케이크를 모티브로 한 탑 모양의 조형물이다 사진의 아래쪽에는 조형물의 중간 부분이 보인다 얇은 노란색 빵들이 쌓여 마치 지층처럼 표현되어 있고 그 위로는 흰색의 레이스처럼 짜여진 섬유로 구성되어 있다 위쪽으로 갈수록 조형물은 부서진 흰색과 베이지색의 쿠키가 조각조각 연결되어 이어져 있으며 꼭대기에는 흰색의 길고 뾰족한 구조물이 천장을 향해 솟아 있다
김예지의 입체 작품 설치 모습이다 첫 번째 작업물을 아래에서 천장을 향해 바라본 모습으로 조형물의 꼭대기 부분이 강조되어 있다 가늘고 길게 뻗은 흰색 구조물이 천장까지 이어져 있다 천장에는 미소를 띤 노란색 얼굴 모양의 쿠키 장식이 부착되어 있다

차가운 물, 2024, 종이에 연필, 16.5 × 21.6 cm
A Cup of water, 2024, pencil on paper, 16.5 × 21.6 cm
A Cup of water, 2024, pencil on paper, 16.5 × 21.6 cm
김예지의 드로잉이다 밝은 갈색의 얇은 나무 액자 속 흰색 종이 배경 위로 연필로 그려진 드로잉이 있다 드로잉은 추상적인 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바람에 날리는 이미지처럼 가벼운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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