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세 라
⎯⎯ Sera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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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은 그림 속에 없다.
말을 많이 한 날은 집에 돌아와 죄스러움을 느낀다. 내가 한 말의 무게가 나에게 고스란히 얹혀서, 그 의미들을 감당하기 버겁다. 알싸한 거품을 뱉으면서 오늘 한 말 한 알 한 알을 되짚어 세어본다.
편안한 마음은 진정하게, 존재할 수 있을까? 나는 가끔 마음이 편안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점검한다. 나는 슬픔이 두렵다. 슬픔이 문득 찾아와 긴 터널을 다시 걷는 일은 없었으면. 터널 안에서 머릿속은 슬픈 말들로 가득 찬다. 그 말들에게 ‘슬픔의 소리’라고 이름 붙였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풍경을 그린다. 그림 속 소리를 상상할 수 없어 오직 시각만으로 풍경에 응할 때, 감각의 공백이 주는 평온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의 침묵이 현실의 소리를 끊어낸 그 순간이 명상이기를, 잠깐의 평온무사平穩無事함이었으면 한다.
내 풍경 속에는 현실이 부재한다. 나는 현실을 자아가 실제로 생활하고 있는 동시대 환경으로 상정했다. 그림을 보는 시간은, 현실의 감각과는 다른 것을 느끼는 시간이기를 바랐다. 화면 속에 현실의 것들을 등장시키지 않음으로써, 풍경은 현실의 반대편이 되었다. 내가 우주를 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지할 수 있는 가장 비현실적인 곳이기에, 그곳을 동경했다. 내가 동경할 수 있게, 너 꼭 환상적이어달라고 우주에게 부탁하고 싶었다. 예술의 영역은 일상이나 다른 영역이 주는 감각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정지해 있는 평면 예술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시각적 경험을 믿는다. 그림이라는 허구적 화면이 열은 비현실을 동시대 관객이 경험했으면 한다.
검은 허공을 가르며 별이 떨어진다. 언덕에 떨어져 연기를 내기도 하고 수많은 별들 사이로 끊임없이 나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장면 속 바다와 언덕은 끊어짐 없이 잔잔하다. 그리고 검은 구름이 있다. 언덕 위에서 자기 몸집만큼의 공간에 물을 떨어뜨리고 있다. 검정색 물이 배경을 완전히 가려버리는 모습은 다소 어색하고 무섭다. 그러나, 먼 곳에 그렇게 있을 뿐이다. 그냥 검은 비가 파란 하늘과 얌전한 바다를 적시고 있는 중인 것이다. 또 다른 장면에선 바다가 쏘아 올린 별들이 내리고 있다. 비밀스러운 축제의 찰나를 훔친 것처럼, 혹은 소리는 잊히고 장면만이 재생중인 오래 전 꿈을 떠올리는 것처럼, 화면은 침묵이 주는 감각과 닮아 있다. 그림과 조우할 때, 다른 감각의 공백은 시감각을 메아리처럼 증폭시킨다고 생각한다.
Words are not in the painting.
I paint landscapes where no sound can be heard. When one cannot imagine the sound within the painting and must respond to the landscape purely through sight, I believe there is a certain tranquility in the sensory void. I hope the painting’s silence becomes a moment of meditation, a brief sense of calm and serenity.
Reality is absent from my landscapes. I wanted the time spent viewing the painting to be a moment of encountering something different from what is felt in reality. This is why I painted the universe—a place that is the most unreal we can perceive, a place I longed for. I wished to ask the universe to be fantastic, so I could continue to yearn for it. The realm of art should offer sensations distinct from those of everyday life or other fields. I think flat painting has its own unique senses that provides to viewers. And I hope viewers resonate with the unreal experience that the fictional scene of a painting opens up.
The sea and the hills in the scene are endlessly calm. And there is a black cloud, releasing water in a space the size of its own body over the hill. The black water entirely obscures the background, appearing awkward and uncanny. Yet, it remains distant. It’s simply black rain wetting the blue sky and the placid sea. In another scene, stars shot up from the sea fall back down. Like capturing a moment of a secret festival, or like recalling a dream from long ago where the sound has faded but the scene keeps playing, the canvas evokes the feeling of silence. I believe that when encountering a painting, the void left by other senses amplifies the visual perception, echoing like a reverb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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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2024, 종이에 수채, 18 × 24cm
Untitled, 2024, watercolor on paper, 18 × 24cm
박세라의 회화 작업이다 흑백으로 그려진 가로로 긴 풍경 그림이다 근경으로부터 검은색과 흰색의 언덕 4개가 교차하며 점점 멀어진다 중경에는 흰 바다의 수평선이 검은 하늘과 맞닿아있다 화면 중앙에서 검은 구름 두 개가 언덕에 검은 비를 쏟고 있다

Untitled, 2024, 종이에 수채,18 × 24cm
Untitled, 2024, watercolor on paper, 18 × 24cm
박세라의 회화 작업이다 가로로 긴 풍경 그림이며 검은 구름 세 개가 화면 중앙에 모여 있고 회색 비를 하얀 언덕에 뿌리고 있다 구름에서부터 뻗어나온 회색 직선은 각각 화면 왼쪽 하단과 오른쪽 하단을 향하며 시옷 모양을 하고 있다 시옷의 가운데에는 왼편 상단이 가려진 타원형의 짙푸른 색의 호수가 위치해 있으며 둥글고 흰 언덕 열 개 사이에 에워싸여 있다 언덕 뒤 검은 바다의 수평선은 잔잔하고 연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다 하늘에는 화면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을 연결한 완만한 호 형태의 회색 선 다섯 개가 있다

전시전경
installation view
전시 전경을 찍은 가로로 긴 사진이다 흰 벽에 열다섯점의 작품이 걸려 있다 사진 중앙부에 짙은 회색 배경에 밝은 별똥별이 그림 하단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그림이 가장 크게 걸려있다 가장 왼쪽에는 검은 하늘과 옅은 하늘색 바다 위에 흰 빙하 조각들이 떠 있는 그림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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