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정 하
⎯⎯ Jungha Park
@hotel.towel
chochoee@naver.com









연약하고 끈질긴 것
‘죽은 자는 실패한 것, 살아남은 자가 승리한 것’이라는 태도와 말들은 늘 모두를 깊게 상처 입힌다. 삶과 죽음이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어코 외면하기 위해 세상은 종종 그것들을 열등한 것으로 만든다. 고통받는 것들을 열등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그것들이 고통받는다는 사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를 더 슬프게 만들었다.
연약한 것들은 그래서 종종 패배한 것들이 되었다. 어떤 고통과 낙인을 받더라도, 그 희미한 것들이 존재하고 버텨내는 모습을 나는 사랑한다. 그 모습은 창의적이다. 숭고하기도 하다. 특별하다.
나는 이번 전시에서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연약하고 끈질긴 것을 재현했다.
1. 하나는 그것들이 보일 수 있도록 기념비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 기념비는 동상과 같은 형태가 아니고 쓰다듬을 수 있거나, 작은 빛이나 벽에 붙은 타일같이 반짝이는 것들이다.
: 하루살이와 관련된 작업이 이 방식에 해당한다.
2. 다른 하나는 개인적인 과거의 기억들이 일상의 사물들과 결합하여 나에게 어떻게 감각되는지를 질감적 특성을 우선하여 물질화 한 것이다.
: 뒷모습 관련 작업이나 보자기 이불 텐트 작업이 이 방식에 해당한다.
1. 하루살이의 특징 : 하루살이는 군집 안에서 구분할 수 없는 정도로 뒤섞여 삶과 죽음을 공동체로서 함께 경험한다. 하루살이는 진화하지도 않고 바퀴벌레보다도 오래 지구에서 생존했다
2. 뒷모습의 특징 : 뒷모습은 더 이상 얼굴이 자세히 떠오르지 않을 만큼 흐릿해진 기억의 사람들이 남길 수 있는 하나의 이미지이다. 뒷모습은 보는 사람마다 앞모습을 상상할 수 있기에 누구든 대입할 수 있는 공유의 대상이다. 뒷모습은 지켜보는 이의 시선을 상상하게 한다.
3. 왜 벌레들은 가로등에 붙박여버릴까? : 벌레들은 본디 수평을 유지하고 비행할 수 있게 배광반응(광원을 등지고. 날아가게끔 조율된 몸 안의 반사 기능)이 발달했는데, 이 능력으로 인해 오히려 인공 빛에 갇혀 버린다.
4. 보자기와 이불 텐트의 공통점: 음식 위에 덮어두는 보자기와 빨래건조대에 덮어둔 이불은 내부의 것을 보여주면서도 가리는, 쉽게 벗겨낼 수 있지만 또 지켜주고 싶은 공간을 만든다.
5. 구멍 뚫린 다리 혹은 곤충의 날개의 특징 : 곤충의 날개 또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는 다리는 이동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해방 도구인 동시에 자꾸 찢기고 구멍이 뚫릴 수 있어서 불안하다.
Fragile and Tenacious
The attitude and words that ‘the dead have failed, the survivors have triumphed’ always deeply hurt everyone. In order to avoid the fact that life and death come by chance, the world often makes them inferior. Making the suffering things inferior made me sadder than the fact that they are suffering.
That is why the fragile things often became defeated. I love the way those faint things exist and endure, no matter what pain and stigma they receive. That appearance is creative. It is also sublime. It is special.
In this exhibition, I reproduced the fragile and tenacious things in two major ways.
One is to monumentalize them so that they can be seen. However, the monument is not in the form of a statue, but something that can be stroked, or something that sparkles like a small light or a tile attached to a wall: This method applies to the work related to mayflies. Another is to materialize how personal memories of the past are combined with everyday objects and perceived by me, prioritizing textural characteristics: Works related to back views and work on blanket tents correspond to this method.
1. Characteristics of mayflies: Mayflies are indistinguishable in a group, and experience life and death together as a community. Mayflies have not evolved and have survived on Earth longer than cockroaches.
2. Characteristics of back views: Back views are an image that can be left by people whose memories have become so blurred that their faces are no longer clearly visible. Back views are objects of sharing that anyone can substitute because anyone who sees them can imagine the front. Back views make us imagine the gaze of the onlooker.
3. Why do bugs get stuck on streetlights?: Bugs originally developed a photoreflex (a reflective function in the body that is tuned to fly away from the light source) to maintain a horizontal position and fly, but this ability actually causes them to get stuck in artificial light.
4. What the bojagi and quilt tents have in common: The bojagi that covers food and the quilt that covers the clothes drying rack create a space that shows what's inside while also hiding it, a space that can be easily removed but also protected.
5. Characteristics of perforated legs or insect wings: Insect wings or legs that cross from one place to another are powerful tools of liberation that allow movement, but they are also unstable because they can be torn and perforated.
✳︎ 페이지에 업로드된 사진 하단에는 각 사진에 해당하는 대체텍스트가 있습니다.

installation view
박정하의 입체 작업 7개가 전시장 벽면과 바닥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전경이다 전시장은 어둡고 조명이 각각의 작업을 비추고 있다 오른쪽 앞에 소라모양의 큰 원뿔 두 개가 천장에 매달려 마주보고 있고 뒤로 알록달록한 천과 벽면에 타일이 붙여진 조각이 보인다

bojagi-covered blanket tent , 2024, cotton, silk, korean paper, 250 × 150 × 100 cm
박정하의 입체 작업이다 바닥에 서 있는 빨래 건조대 위에 이불이 널어져 있다 이불에는 세모 네모 도형의 조각에 그림이 그려져 있고 안에서 빛이 나오고 있다 이불 가장자리에는 여러 색의 천 조각들이 모자이크처럼 이어져 있다

I see you from behind, 2024, acrylic mirror, silicone, 150 × 30 × 30 cm
박정하의 입체 작업이다 바닥에 전신거울이 세워져 있다 거울은 18개의 일정한 구역으로 나뉘어 그 안에 하나씩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은 사람의 뒷모습이 하얀 선으로 그려진 모양이다

bridge with holes or wings, 2024, mixed media on steel, 350 × 80 × 80 cm
박정하의 입체 작업이다 검은 자갈 모양의 타일 위에 철과 유리로 된 구조물이 서 있다 구조물에는 갈라진 유리 조각들이 붙어있다

mayfly dance, 2024, ceramic, dimensions variable
박정하의 입체 작업이다 회색 벽면에 정사각형 모양의 아이보리색 타일들이 불규칙하게 붙여있다 타일에는 보라색 또는 노란색으로 하루살이가 그려져있다 보라색 점만 그려진 타일도 있다

mayfly cave paintings, 2024, ceramic, 20 × 30 × 35 cm
박정하의 입체 작업이다 바닥에 낮은 나무 좌대가 서 있고 그 위에 아이보리색 도자 작업이 있다 도자 작업은 휘어진 판이 단상 위에 올라간 모양이다 판은 모자이크들이 모인 것처럼 칸이 나뉘어져 있고 그 안에 하루살이가 그려져 있다

memory through objects, 2024, korean paper, silicone, wire, dimensions variable
박정하의 입체 작업이다 하얀색 행거에 얇은 철사로 된 옷걸이 7개가 걸려 있다 옷걸이의 중앙에는 사람 뒷모습이 각각 붙어 있다 사람의 뒷모습은 한지에 연필로 그려졌다

dorsal-light-response, 2024, ceramic, yarn, lampshade and light bulb, wood, 30 × 15 × 30 cm
박정하의 입체 작업이다 벽면에 나무 토막이 붙어있고 그 아래 작은 도자조각들이 조명을 감싸고 붙어있다 도자 조각들은 구멍이 뚫려있어 그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온다

people I met in my dreams, 2024, ceramics, dimensions variable
박정하의 입체 작업이다 세 종류의 도자 작업이 선반 위에 놓여 있다 가장 왼쪽 도자 작업은 엉덩이에 그림이 그려진 하반신 도자 조각이다 중앙의 작업은 가슴에 문이 달린 형태의 사람 조각이다 오른쪽 도자 작업은 사람 두 명이 서로 기대어 앉아 있는 조각이다
• contact
@hotel.towel
chochoee@naver.com
@hotel.towel
chocho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