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영 현
⎯⎯ Young hyun Ahn
younghvun@gmail.com









여기 상과 쌍이 반복된다. 시간은 서슬 퍼런 칼을 들고 다시 돌아오고, 무력하게 해체되며, 매순간 재구성된다. 두 번 다시는 지어 보일 수 없는 표정들이 있고, 아주 오래전에 누군가가 얼핏 지어 보였을 입모양을 어쩌면 내일 당신에게서 발견할 수도 있다.
독일어 어원에 따르면 도플갱어 Doppelgänger는 걷는 Gänger 둘-더블 Doppel을 뜻한다. 함께 걷는 두 사람. 그러나 미신의 맥락에서 거리를 걷다 돌아선 골목에서 똑같이 생긴 나를 마주치게 되면 둘 중 하나가 죽음에 이르거나 큰 화를 입게 된다. 나란히 걷는다는 의미에서 도플갱어는 그 자체로 모순을 내포한다. 한 단어 내에 모순을 담아내는 언어적 사례를 모티프로 일상의 맥락에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질문한다.
<산책자와 수집가>는 1900년대 초반 무성영화 시대에 제작된 초기 영화들 속 스크린의 자기 반영적 특성
을 드러내는 시도로서, 다시 말해 허구라는 현실의 도플갱어로서 해당 모티프가 빈번히 사용된 사례를 축으로 한다. 거울 상. 혹은 쌍. 그러나 닮지 않은 도플갱어다. 고로 나란히 걷는다. 영상은 편지와 편지 속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일종의 액자 구조로, 편지 속 잃어버린(잊어버린) 영화와 스파이럴 댄스의 언급은 산책자와 수집가로 추정되는 이들에 대한 짧은 이야기로 이어진다.
분명 떠나왔으나 도착지를 알 수 없는 사이의 세계와, 그 속에서 어디에도 완전히 닿지 못한 채 반복해서 오고 가며 끊임없이 진동하는 삶과 죽음의 동시적 감각. 현실과 허구 혹은 외부와 내부세계라는 확정적 공간으로 수렴하기 이전의 궤적들을 살피는 것은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택의 갈래를 두고 미로를 헤매는 것과 닮아 있다. 나선의 미로에서 선택하지 않은 길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끝도 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지만 사라지지 않고 동시에 존재하는1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 서슬 퍼런 칼은 따뜻하다.
1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두 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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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와 수집가, 2024,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0분
The Walker and the Collector, 2024,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20min
안영현의 영상작업 산책자와 수집가의 스틸컷이다 회색 바탕 위에 구부러진 하얀 초 두 개가 위 아래로 놓여있다 초는 심지가 타다 남아 끝으로 갈수록 검게 그을려있다 화면 아래에 분명 어딘가 애정 어린 장면이었는데 라는 자막이 있다

산책자와 수집가, 2024,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0분
The Walker and the Collector, 2024,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20min
안영현의 영상작업 산책자와 수집가의 스틸컷이다 흑백 바탕의 화면 중심에 서양인 남성의 상반신이 있고 화면의 오른쪽에 동일한 남성의 모습이 푸른색으로 겹쳐 있는 모습이다 남성은 웃는 표정을 짓고 있다

산책자와 수집가, 2024,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0분
The Walker and the Collector, 2024,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20min
안영현의 영상작업 산책자와 수집가의 스틸컷이다 흰 바탕에 회색의 나뭇가지들이 얽혀 였다 아래에서 위로 바라본 관점으로 잔가지들이 뻗어 있는 이미지이다

산책자와 수집가, 2024,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0분
The Walker and the Collector, 2024,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20min
안영현의 영상작업 산책자와 수집가의 스틸컷이다 회색 바탕에 차창 밖 풍경이 흐릿하게 보인다 차창 밖에는 물줄기가 사선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화면 아래에는 한국어로 나란히 걷는 것 영어로 워킹 사이드 바이 사이드 라고 쓰인 자막이 있다

도플갱어, 2024, 캔버스에 아크릴, 18 × 28 × (2) cm, 36× 56 cm
Doppelganger, 2024, acrylic on canvas, 18 × 28 × (2) cm, 36 × 56 cm
안영현의 회화 작업이다 두 개의 캔버스가 하나의 화면을 이룬다 화면의 왼쪽과 오른쪽 끝에 검은색 경계가 있고 위와 아래에 흰색 벽 그리고 중앙에 두 개의 캔버스가 나란히 붙어있는 모습이다 푸르스름한 캔버스 안에는 짙은 회색 창틀이 꽃과 반복되는 무늬의 형상으로 묘사되어 있다

ceramic hearts, 2024, 캔버스에 유채, 56 × 67 cm
ceramic hearts, 2024, oil on canvas, 56 × 67 cm
안영현의 회화 작업이다 탁한 회색 빛 캔버스 배경에 두께감이 있는 휘어진 카드의 형상이 그려져 있다 카드는 흰색 배경에 짙은 붉은색 하트가 그려져 있다

Walk (on the wild side), 2024, 캔버스에 유채, 49 × 61 cm
Walk (on the wild side), 2024, oil on canvas, 49 × 61 cm
안영현의 회화 작업을 주변의 배경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다 화면 중앙에 흰색 문이 있고 문 위에 회화 작업이 설치되어 있다 회화는 짙은 자주색을 배경을 띄고 있다 다섯개의 흰색 종 모양 조명이 연결된 하나의 조명을 아래에서 위로 바라본 시각에서 그린 이미지를 담고 있다

전시전경
installation view
안영현의 전시 설치 전경 사진이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의 오른쪽에 여인의 뒷모습을 담은 영상이 틀어져 있다 영상 아래에 그녀가 올려 묶은 머리를 매만진다 라는 자막이 있다 영상의 왼편에 회화 작업 세라믹 하츠가 있다 화면의 왼쪽에는 모서리에 자리잡은 회화 두 점과 납작한 밀랍 조각 그리고 두 점의 회화를 비치는 다홍색 조명이 있다 화면의 왼쪽 위에는 미로와 같은 나선의 그림자가 반쯤 걸쳐 있다

전시전경
installation view
안영현의 전시 설치 전경 사진이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의 왼쪽 모서리에 두 개의 회화 이후 혹은 이전과 이전 혹은 이후가 겹쳐 있다 두 개의 회화를 비추는 전구색 조명을 납작한 조각 그들은 서로를 어떻게 만났는가를 의미하는 제목의 작품 하우 데이 멧 뎀셀브스가 덮고 있다 화면의 중앙 아래부분에 거울이 있고 그것을 비추는 조명을 통해 화면 윗부분에 나선 모양의 그림자가 져 있다 화면의 오른편에 나선 모양의 그림자와 유사한 나선 모양의 영상 화면이 떠 있다 화면의 오른편 끝에는 반투명한 검은색 커튼이 반쯤 걸쳐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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