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연 하
⎯⎯ Yeon ha So
@so_yeonha
yeonhasso@gmail.com

회복의 여정
인간의 살아있음에 대한 감각은 태아가 뱃속에서 나올 때 호흡하기 위해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는 것처럼 숨쉬기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것은 숨을 가진 생명체가 온전히 자신의 심장박동을 인지하고 몸을 일으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비후성심근증이라는 병을 가지고 있다. 이 병은 심장근육이 비대해지면서 숨이 빨리 차고 언제든지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숨이 가빠오는 등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므로 외부에선 쉽게 알아챌 수 없다. 예측할 수 없는 불규칙적인 심박수는 일상에 불안을 더하고 약한 맥박은 몸에 힘이 빠져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갑갑함을 준다. 이로 인해 살아감의 의미는 몸을 스스로 가눌 수 없는 상황이 닥쳐도 받아들이고 견뎌내며 다른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데에서 온다.
주요 매체는 도자, 유리, 물감, 금속으로 각 재료가 가지는 물성을 활용해 생명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드러낸다. 물렁한 흙이 열을 받아 단단해지는 것, 뜨겁게 흐르는 유리가 식으면서 차갑게 굳는 것, 부드러운 물감이 고무처럼 질겨지는 것, 달군 철이 유연하게 휘어지는 것. 제작과정에서 한가지의 상태로만 있지 않는 재료의 특성을 유동하는 삶과 연결시켜 생명의 변화하는 모습으로 담았다. 뻗어 나가고 조금씩 꿈틀대는 모습 속에 강한 생명의 힘을 드러낸다.
작업은 살아있다고 느끼는 요소들을 다룬다. <다리>(2024)는 중력을 버티고 서있는 견디는 힘의 요소를 가져왔다. 철이라는 단단한 뼈대를 불규칙적으로 휘어지게 하여 버티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가려진 길>(2024) 시리즈는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막막함과 답답함을 반복적인 붓 터치와 빽빽한 선으로 전달한다. 도자와 유리를 결합한 <느짓느짓>(2024)과 <숨터>(2024)는 언제 어디서든 쉬어 갈 수 있는 집을 등에 지고 다니는 달팽이를 보고 모티브 삼아 만들었다. 주변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속도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태도를 담았다. 이처럼 일상의 경험을 풀어낸 작업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현재 다룰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며 삶의 동력이 되는 요소들을 찾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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