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 현
⎯⎯ Kyung Hyun Lee
@hyuni_6
kh110282@naver.com







풍경 속의 눈
지난겨울, 집 근처 야산을 자주 찾았다. 산책로에서 벗어나 외진 길로 깊숙이 들어가면 도심 안인데도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듯한 숲이 나온다. 나는 숲길을 걸으며 땅에 내딛는 내 발목의 각도와 지면의 굴곡, 정수리로 떨어진 물방울과 축축하고 비릿한 냄새. 이런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고요하지만 분주한 숲의 변화를 감지하는 일에 매료되었다.
숲에서의 시선은 골목길이나 도로를 걸을 때와 달리 일정한 방향성을 갖지 않는다. 별다른 목적 없는 걸음 속에서 내 시선은 계속해서 나뭇가지와 풀숲 사이를 서성인다. 마른 가지들이 맞부딪히는 소리를 듣다 보면 멀리 보이던 가지들은 어느새 시야 전체에 가득 차고 숲이 나를 보고 있는 듯한 역전이 생기기도 한다.
산과 숲에서 발견할 수 있는 대상들의 상태에 관심이 있고 그것이 나의 상태와 포개져 표현하고 싶은 감각과 맞닿을 때 그림의 소재로 가져오게 된다. 매일의 몸 상태를 예민하게 살피는 내게 대상은 은유적으로 다가온다. 흔들리는 것과 멈춰 있는 것, 막힌 것과 열려있는 것, 가려진 것과 드러난 것, 팽팽한 것과 느슨한 것. 그리고 그 사이에 있거나 동시에 느껴지기도 하는 감각들을 떠올리면 장소는 시각적인 감상의 경관을 넘어 심리적 공간으로 전환된다. 장소가 나와의 ‘관계’로 변모할 때 풍경 그림의 가능성 또한 상상하게 된다.
숲이라는 장소에서의 경험으로 작업을 출발하며 그곳의 공기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내 살결에 닿았을 공기의 움직임, 형체도 질량도 없는 그것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비정형적이고 비가시적인 것에 대한 관심은 그리기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옅고 투명한 색의 물감을 미묘한 차이로 쌓으며 현장에서 감지한 분위기와 움직임을 담는다. 마르는 시간이 더딘 표면이 고르지 않은 종이에 순간적인 붓질로 눈으로 본 것을 옮긴다. 집착하듯 무수히 많은 붓질을 반복하거나, 때로는 물감을 얇게 흘리며 표면 위 물감의 물성을 탐구한다. 장소에서의 감각을 회화로 가져와 다양한 표현을 연구하며 나는 내가 서 있던 숲의 모습을 찾아가 보고 있다.
Scenery With One’s Eye
Last winter, I frequently visited a nearby mountain. Stepping off the main trail and onto a secluded path, I found myself in a forest cut off from the outside world. As I walked, I focused on the angle of my ankles against the ground’s unevenness, the damp, earthy smell, and other bodily sensations. I was captivated by the silent yet busy changes of the forest. In the forest, my gaze, unlike when walking in the city, has no fixed direction. As I walk aimlessly, my eyes continually get caught between the branches. Listening to the sound of dry branches colliding, distant limbs gradually fill my field of vision, creating a reversal as if the forest itself is observing me. I am interested in the states of objects I discover in the forest, and when they align with my own state and the sensations I wish to express, they become subjects for my paintings. When I think of what is swaying or still, hidden or revealed, taut or loose—or sensations that exist somewhere in between—the place transitions from a visual landscape to a psychological space. It is when I discover a moment that prompts me to imagine something beyond the familiar scenery, when a place transforms into a ‘relationship’ with me, that I begin to imagine the possibilities of landscape painting. What I encountered in the winter forest was dry, barren, and stripped. On paper with uneven surfaces, I draw branches by layering countless lines. As I paint obsessively, the shapes shift from concrete and figurative to abstract and emotional. When applying oil paint to canvas, I experiment with a variety of textures—thick and rough, or thin and flowing. I aim to move beyond the original color of the subject, exploring ways to reveal an emotional impression, expanding the sensations felt within the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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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풍경, 2024, 종이에 수채, 28.1×21.4 cm ( × 60)
Drawing scenery, 2024, watercolor, gouache on paper, each 28.1 x 21.4 cm ( × 60)
이경현의 회화 작업이다 60개의 드로잉이 세로 4줄 가로 15줄로 벽면에 붙어있다 종이에 수채로 땅 나무 열매들을 그린 그림들이다 가장 오른쪽 한 줄은 가로로 된 그림이며 나머지는 모두 세로로 된 그림이다

Drawing scenery, 2024, watercolor, gouache on paper, each 28.1 x 21.4 cm (× 60)
이경현의 회화 작업이다 60개의 드로잉을 찍은 첫번째 사진을 더 가까이서 찍은 것이다 세로 4줄 가로 6줄로 총 24개의 그림이 있다 종이에 수채로 땅 호수 나무 나뭇잎을 그린 그림들이다

뒷산, 2024, 종이에 수채, 28.1×21.4 cm
Mount, 2024, watercolor on paper, 28.1×21.4cm
이경현의 회화 작업이다 세로로 긴 풍경 그림이며 녹색으로 산이 그려져 있다 화면 삼분의 일 지점을 사선으로 나누어 하단에는 빼곡하게 녹색이 채워져 있으며 상단 에는 청록색이 듬성듬성 칠해져 있다

twigs, 2024, watercolor on paper, 42,5×30.0 cm
이경현의 회화 작업이다 종이에 수채로 숲 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화면 상단에는 초록색이 하단에는 갈색이 칠해져 있다 세로로 나무 기둥들이 있고 무수히 많은 나뭇가지들이 있다

Overgrown Moment, 2024, oil on canvas, 145.5×112.1cm
이경현의 회화 작업이다 캔버스에 유채로 그려진 그림이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자주색이 주를 이룬다 붉은색 푸른색 청록색 등의 여러 색이 수없이 겹쳐져 있다 세로로 긴 그림이다

Low-flowing land, 2024, oil on canvas, 103.3×162.2 cm
이경현의 회화 작업이다 숲 속의 땅을 그린 그림이다 땅의 경계는 화면 상단에 위치해 있고 위로는 나무들이 있다 나무들이 그려진 부분은 어두운 청록색이며 땅은 붉은 색이다 땅 가운데로는 움푹 들어간 길이 나 있다

전시전경
installation view
이경현의 회화 작업 설치 전경이다 2개의 벽면이 있으며 왼쪽 벽에는 60개의 종이 그림이 붙어있다 오른쪽 벽에는 캔버스와 액자가 걸려 있다 캔버스는 왼쪽의 60개의 종이와 오른쪽의 액자보다 낮게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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