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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f t e r

        이 민 지


⎯⎯  Minji Lee


@_i__i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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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한 나무 옆 덤불에서 사람의 머리가 떠오른다. 덤불을 통과하지 못한 몸은 보이지 않는다. 왼편에는 피부와 근육이 벗겨진 혈관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버그나 글리치 같은 게임의 그래픽 오류는 예상하지 못한 비현실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 현실의 질서를 잠깐 동안 무너뜨린다. 이런 오류는 익숙한 것들을 예상 밖의 방식으로 바꾸거나 왜곡되게 만든다. 이런 오류의 특성과 감각을 가져와 일상적인 풍경을 재구성해 낯선 감각을 끌어내고 싶다.

나는 마비노기라는 캐릭터 육성 게임을 오랫동안 하고 있다. 이 게임은 20년 전에 출시되어 요즘의 3D 게임들과 비교하면 그래픽이 단순하고 버그가 자주 발생한다. 게임을 하다가 그래픽 오류가 나면 나를 대리하는 캐릭터가 나무 속에 들어가거나 개와 합체되기도 한다. 비록 게임 속 상황이지만, 나와 사물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한 신기한 경험이었다.

현실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이러한 경험들을 일상 풍경 속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게임을 할 때 그래픽 오류가 나면 보통 단순한 기술적 문제로 넘기게 되지만, 그것을 그림으로 옮기면 그래픽 오류인지, 상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그리는 사람의 감정까지 섞인다. 길을 걷다가 바닥에 떨어진 솔방울을 보면 마치 게임 아이템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주변 풍경을 바라보면 현실의 무게감이 사라지고 오류가 난 채로 뒤섞인 상태를 상상한다.

현실에서 단단한 형체를 가진 사물들도 게임 세계에서는 순간적으로 무너지거나 다른 사물과 섞일 수 있다. 이런 특성을 회화로 가져와 현실의 풍경을 유동적으로 변화시킨다. 일상적인 풍경을 벗겨내고 비워내며 상상을 더해 배경, 사람, 사물을 임의대로 재구성한다.

장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물을 많이 섞어 투명하게 쌓아 올린 풍경은 현실 같으면서도, 가상이나 꿈처럼 느껴진다. 물감은 사물의 외곽선을 넘어 다른 것들과 섞인다. 흐린 색상은 어딘가 비어 있고 뿌연 인상을 준다. 색이 바랜 화면 속 대상은 닳아 없어진 듯 이목구비가 흐릿하다.

작업 초반에는 게임 속 그래픽 오류를 관찰하고 그 경험을 그림으로 옮기는 데 집중했다. 점차 일상 풍경이나 사물을 게임처럼 바라보게 되면서 현실을 더 가볍고 유동적인 관점으로 보게 되었다. 이 과정은 단순히 그래픽 오류를 묘사하는 것을 넘어, 현실을 상상으로 변형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렇게 완성된 그림들은 마치 의식의 흐름처럼 하나의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지 않는다. 대신 그림들은 독립적이면서 그 속의 작은 단서들로 이어져 영향을 주고받는다. 서로 다른 파편적인 요소들을 연결하고 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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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전시전경
installation view

이민지의 졸업 전시장 전경이다 밝고 하얀 분위기의 방에 열네 개의 그림이 들쑥날쑥하게 벽에 붙어 있다








전시전경전시전경
installation view

이민지의 졸업 전시장 전경이다 전시장의 벽 모서리 부분을 찍었다큰 그림부터 작은 그림까지 다양한 크기의 그림 여섯 개가 벽에 붙어있다








전시전경 전시전경
installation view

이민지의 작품 설치 전경이다 같은 크기의 그림 두 개가 왼쪽과 중앙에 붙어 있고 세로로 긴 그림이 오른쪽에 붙어있다








투명한 개의 몸 속에서, 2023, 장지에 아크릴, 46×65.5cm 투명한 개의 몸 속에서, 2023, 장지에 아크릴, 46×65.5cm
Inside the Transparent Dog’s Body, 2023, acrylic on Jangji, 46×65.5cm

이민지의 그림이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 화면의 중앙에는 머리카락이 없는 중세시대 병사 복장의 사람이 왼쪽을 바라보며 서있다 병사의 바로 뒤에는 초록색 나무 덤불이 있고 병사와 나무 덤불 사이에 노란색의 작은 사람 형상이 있다 그 세개의 형상 위에 반투명하게 그린 오른쪽을 보고 있는 개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다 전반적으로 보라색과 초록색 색감으로 칠해져 있다








평원 전투, 2023, 장지에 아크릴, 46×65.5cm평원 전투, 2023, 장지에 아크릴, 46×65.5cm
Battle of the Plains, 2023, acrylic on Jangji, 46×65.5cm

이민지의 그림이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 화면에는 중세시대 서양식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용과 싸우고 있다 화면의 왼쪽에는 죽은 말이 누워 있고 오른쪽과 오른쪽 아래 부분에는 죽어서 누워있는 사람들이 있다 용은 오른쪽 상단에 있으며 용의 다리 근처에는 개가 있다 그림의 색은 전반적으로 회색과 푸른빛을 띄고 있고 그 안에 있는 사람 용 개 등은 청록색 분홍색 보라색 등으로 칠해져 있다








쪼개지는 몸, 2024, 장지에 아크릴, 89×41.5cm
쪼개지는 몸, 2024, 장지에 아크릴, 89×41.5cm
Fragmented Body, 2024, acrylic on Jangji, 89×41.5cm

이민지의 그림이다 세로로 긴 화면에 사람의 몸이 삼등분된 채 오른쪽 위로 날아가고 있다 화면의 오른쪽 맨위에는 손이 있고 중앙에는 옆모습을 한 머리 그 아래에는 바지를 입은 다리가 있다 초록색 분홍색 갈색 노란색이 삼등분된 몸에 칠해져 번진 것처럼 표현되었다 배경은 노란빛이다








숲속 벗겨진 풍경, 2024, 장지에 아크릴, 56×65cm
숲속 벗겨진 풍경, 2024, 장지에 아크릴, 56×65cm
The Peeling Landscape in the Forest, 2024, acrylic on Jangji, 56×65cm

이민지의 그림이다 가로 화면 중앙에는 속이 비치는 나무가 그려져 있고 오른편에는 덤불 위에 사람머리가 둥둥 떠있다 사람 왼쪽에는 개가 있다 화면의 왼편에는 사람의 혈관이 부분적으로 그려져 있다







떠오르는 나무들, 2024, 장지에 아크릴, 83×112cm
떠오르는 나무들, 2024, 장지에 아크릴, 83×112cm
Rising Trees, 2024, acrylic on Jangji, 83×112cm

이민지의 가로로 긴 그림이다 언덕 위에 있는 나무들이 하늘로 떠오르고 있는 장면이다 땅에 있는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옆으로 기울거나 몸체가 기울어져 있다 쓰러져 있는 나무들도 있다 전체적인 색감은 초록색과 노란색이 많고 부분적으로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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